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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모태신앙 다시 시작하기-모다시(차성진 목사)

by 사역자판기 주인장 2025. 10. 15.

차성진 목사님을 개인적으로 알게 된 지는 꽤 오래되었습니다.

차노을의 아버지로 유명해지기 전부터 "똥 싸며 읽는 기독교" 시리즈로 익히 알고 있었고, 평소 즐겨 보던 기독교 변증 채널 "다마스커스"에서도 자주 뵈었기에, 일방적이지만 정서적 친밀감이 상당했습니다. 그러던 중 올해 여름, 처음으로 차성진 목사님을 직접 뵙게 되었습니다. 제가 사역하는 청소년 부서에 강사로 모시고 설교를 들을 수 있는 귀한 기회였습니다. 저를 비롯해 아이들과 선생님들 모두 깊은 울림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최근 "모다시(모태신앙 다시 시작하기)"가 세상에 나왔습니다.

현장에서 들었던 설교 내용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책은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빠르게 읽히는 책이 아니었습니다. 중간중간 멈춰 서서 곱씹어야 할 질문들이 있었고, 그 여백이 오히려 소중했습니다. 씹을수록 진가가 드러나는 귀한 책을 제공해 주시고, 서평을 쓸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모태신앙 다시 시작하기 서평]

 

도입: 익숙함이라는 함정

  "저는 모태신앙입니다."

  이 한 문장 속에는 자부심과 회의감이 공존한다. 어릴 때부터 교회 활동에는 누구보다 앞장섰지만, 어느 순간 깨닫는다. 내가 믿는 복음이 무엇인지, 예수님이 왜 십자가에 달리셨는지, 정작 그 핵심을 명쾌하게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습관처럼 드리는 예배, 외우듯 암송하는 기도문, 당연하게 여겨온 신앙생활. 그 익숙함 속에서 우리는 질문할 기회를 잃어버렸다. "의심하지 말라"는 말에,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라는 주변의 기대에, 스스로 질문하는 것조차 죄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모태신앙자들은 가장 오래 교회를 다녔지만, 가장 먼저 신앙을 떠나는 역설적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차성진 목사의 "모태신앙 다시 시작하기"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본론: 진짜 믿음을 향한 여정

  책은 오병이어 사건으로 시작한다. 그 놀라운 기적을 목도한 사람들은 예수님을 이 땅의 왕으로 삼으려 했다. 그러나 예수님의 뜻과 달랐기에, 그분은 그 자리를 뒤로하고 기도하러 가셨다. 그리고 저자는 자신을 따르던 사람들의 환호를 뒤로한 예수님이 그들을 '불신자'로 규정하며, 다소 강하게 이야기를 시작한다.

  감정이나 확신은 믿음의 기준이 될 수 없다고 단호하게 선언하며, 많은 모태신앙인에게 경종을 울린다. 벧샬롬교회 담임인 김형익 목사님도 "신앙은 나의 열정이나 격정이 아닙니다"라고 호소한 바 있다. 저자는 여기서 더 나아가, 많은 봉사와 헌신을 믿음과 혼동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믿는다고 말하는 것만으로 안심하지 못하게 한다. 나를 지켜주는 신이 하나님이라고 혼자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만든다. 또한 하나님을 체험했다고 말하는 것들눈물과 신비한 체험과 기도의 응답조차도 믿음 없이는 착각에 불과할 수 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여기까지만 읽었다면, 이 책은 더 많은 비판을 받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감정이나 확신처럼 마음이 먼저 동하고, 우리는 그것을 행동으로 이어가기 때문이다. 이런 모든 것이 착각이고 잘못된 것으로 보인다면, 신앙생활 자체가 공허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이런 감정과 체험들을 하나님께 진짜 믿음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도움닫기"로 재해석한다. 하나님을 향한 갈망이 되기에 소중한 것이며, 잃어버리지 않도록 독려한다.

  실제로 조나단 에드워즈 목사의 신앙 감정론에서도 우리의 감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가르쳐준다. 다만 거룩한 감정인지 살펴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예수님을 향한 감격과 사랑이 있는지를 분별하라고 한다. 예수님을 믿으면서 점점 변화하는 감정, 특히 주님을 계속 사랑하게 되는 그 은혜의 감정 변화를 주목하게 한다.

  이 책에서도 진짜 믿음을 가르쳐주며 예수님을 향한 감사와 감격을 이끄는 열쇠를 소개한다. 그것은 바로 "구원"이다. 저자는 진짜 믿음에 대해 "구원을 믿는 것이 진짜 믿음이다"라고 명확히 정의 내린다. 구원을 알지 못하고, 구원받음을 인정할 수 없고, 예수님을 구원자로 믿지 못하면, 그간 해온 모든 시간은 신앙생활이 아니라 단순한 교회생활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올바른 구원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바른 고백, 바른 지식(말씀), 성령 하나님의 일하심이다. 이는 개신교에서 가르치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20~23문에서 '참된 믿음이 무엇인가?'에 대해 가르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 요리문답서는 참된 믿음을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확신이 함께 있는 것으로 정의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우리는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분명히 있어야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확신할 수 있고, 우리의 믿음을 유지할 수 있다. 반대로 하나님을 배우지 않으면, 과거와 동일하게 그 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다. 결국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믿는 변형된 믿음만 남게 될 것이다.

 

아쉬운 점: 예수님의 성품에 대한 해석

  깊은 감동을 준 책이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오병이어 이후 예수님께 환호하며 왕으로 삼으려 했던 이들을 보고 "불신자"라고 단정한 것이, 정해진 결론을 위한 저자만의 해석은 아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성경에서 예수님은 자신이 온유하고 겸손하다고 말씀하시며, 자신을 배우라 하셨다. 예수님의 성품은 실제로 많은 이들의 위로가 되었다.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에게 다가가시며 사랑을 보이셨고, 믿음이 없는 이들을 향해서도 쉽게 화내지 않으셨다. 심지어 제자들의 배신과 배반을 알면서도 끝까지 최후의 만찬을 나누셨고, 부활 이후에도 그들을 찾아가 만남과 용서를 베푸신 분이다.

  이런 분이 오병이어 이후 자연스럽게 품은 궁금증에 "불신자"라고 쉽게 낙인찍으시며 답답해하셨을까? 정말 분노하시며 떠나셨을까? 이 부분은 선뜻 동의하기 어려웠다. 믿음은 하나님의 선물인데, 선물을 여는 방법을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알아 맞추지 못한다고 짜증 내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그럼에도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진짜 믿음과 피상적 신앙의 차이을 오해하지 않았기에, 책을 읽는 데 불편함은 없었다. 오히려 이런 날카로운 질문이 독자로 하여금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장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가: 쉬움과 정확함의 균형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쉬움''정확함'의 절묘한 균형이다. 신학적 깊이를 잃지 않으면서도, 초등학생부터 노년층까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복음을 설명한다. 문장 자체도 간결해 독자의 피로감을 최소화한 배려가 돋보인다.

  모태 신앙자들이 당연하게 여겨왔지만 실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개념들을 처음부터 차근차근 다시 짚어준다. 마치 오랜 친구가 진지하게 "너 이거 진짜 알고 있어?"라고 물으며 대화를 건네는 것처럼, 이 책은 독자에게 질문할 기회와 다시 시작할 용기를 선물한다.

  모태신앙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어야 한다. 어릴 때부터 교회를 다닌 것이 자격증이 아니라, 이제부터 진짜 신앙을 세워갈 출발점이어야 한다. 이 책은 그 여정의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과거의 믿음의 선배들이 바른 믿음 위에 교회와 신앙을 세운 것처럼, 우리도 그 길을 함께 걸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모든 이가 이 땅에서의 나그네 인생을 살아갈 때 성령님이 주시는 믿음으로 바른 신앙을 지켜 나가길 기도하며 응원한다.